생산성 책 47권을 샀는데 읽은 건 3권뿐이었다

이 책이면 내 인생이 바뀔 거야

이 책이면 내 인생이 바뀔 거야

유튜브에서 본 영상:

“내 인생을 바꾼 책 10권”

“이 책들 덕분에 연봉이 2배 됐어요.”

“성공한 사람들이 읽는 책 TOP 10”

“워렌 버핏,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가 추천한 책!”

“나도 저 책들을 읽으면 성공할 수 있겠지?”

생산성 책을 사기 시작했다.

책 쇼핑이 시작되었다

책 쇼핑이 시작되었다

1단계: 필독서 구매

아마존 베스트셀러 생산성 책:

  1. Atomic Habits (제임스 클리어) – “습관의 바이블”
  2. Deep Work (칼 뉴포트) – “집중력의 정석”
  3. Getting Things Done (데이비드 앨런) – “GTD의 원조”
  4.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스티븐 코비) – “자기계발 클래식”
  5. The 4-Hour Workweek (팀 페리스) –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6. Essentialism (그렉 맥커운) – “본질주의”
  7. The One Thing (게리 켈러) – “집중의 힘”
  8. Make Time (제이크 냅) – “시간 디자인”
  9. Digital Minimalism (칼 뉴포트) – “디지털 미니멀리즘”
  10. Indistractable (니르 이얄) – “방해 없는 삶”

첫 주문: 10권

“기본서는 다 있어야지!”

2단계: 관련 책 확장

“습관 책이 좋으니까 습관 관련 책을 더 사야겠다.”

  • The Power of Habit (찰스 두히그)
  • Tiny Habits (BJ 포그)
  • Good Habits, Bad Habits (웬디 우드)
  • Superhuman by Habit (타이난)
  • Mini Habits (스티븐 가이즈)

“시간 관리 책도 더 필요해.”

  • 168 Hours (로라 밴더캄)
  • 15 Secrets Successful People Know About Time Management (케빈 크루즈)
  • Eat That Frog (브라이언 트레이시)
  • The Time Trap (앨렉 매켄지)

추가 주문: 9권

3단계: 한국 저자 책

“번역서만 읽으면 안 되지. 한국 상황에 맞는 책도 필요해.”

  • 하루 3시간 법칙
  • 몰입 (황농문)
  • 나는 왜 일을 못 할까
  • 루틴의 힘
  • 완벽한 공부법

추가 주문: 5권

4단계: 오디오북

“읽을 시간이 없으니까 오디오북으로 듣자.”

  • Audible 구독 시작
  • 같은 책 오디오북 버전 구매 (7권)

5단계: 전자책

“종이책은 무거우니까 킨들로도 사야지.”

  • 킨들 언리미티드 구독
  • 같은 책 전자책 버전 구매 (12권)

총 구매: 47권
총 지출: 약 85만원

“이제 완벽한 생산성 라이브러리가 완성됐어!”

책은 쌓이고 읽기는 안 했다

책은 쌓이고 읽기는 안 했다

책장 현황:

1열: 습관 관련 (12권)
– 읽은 책: 1권 (Atomic Habits, 절반)
– 안 읽은 책: 11권

2열: 시간 관리 (9권)
– 읽은 책: 1권 (Deep Work, 1/3)
– 안 읽은 책: 8권

3열: GTD/생산성 시스템 (8권)
– 읽은 책: 1권 (GTD, 서론만)
– 안 읽은 책: 7권

4열: 자기계발 (10권)
– 읽은 책: 0권
– 안 읽은 책: 10권

5열: 한국 저자 (5권)
– 읽은 책: 0권
– 안 읽은 책: 5권

킨들/오디오북:
– 열어본 적 없음: 19권

총 읽은 책: 3권 (부분 읽기)
총 안 읽은 책: 44권 (94%)

독서 기록 앱에 책만 등록하고 읽지 않은 것처럼, 책을 사는 것과 읽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책을 사는 게 목표가 되었다

증거 1: 구매 = 성취감

아마존에서 “주문 완료” 버튼을 누를 때:

“이 책 읽으면 나도 성공할 수 있어!”

도파민 분비

책이 배송되어 올 때:

“드디어 왔다! 이제 읽기만 하면 돼!”

설렘

책을 책장에 꽂을 때:

“내 서재가 점점 멋져지네.”

만족감

실제 읽을 때:

1페이지… 2페이지… 3페이지…

“음… 나중에 더 읽어야지.”

책장에 다시 꽂기 📚

증거 2: 수집 중독

패턴:

  1. 유튜브에서 책 추천 영상 시청
  2. “이 책 좋아 보인다!”
  3. 아마존/교보문고 검색
  4. 장바구니 담기
  5. 관련 책 추천 → 추가 담기
  6. 결제
  7. 배송 기다리기 (설렘)
  8. 도착 → 책장에 꽂기
  9. 안 읽음
  10. 1번으로 돌아가기

중독 증상:
– 새 책 추천 영상을 보면 사고 싶어짐
– “혹시 몰라” 마인드 (언젠간 읽겠지)
– 책장 채우는 게 뿌듯함
– 안 읽어도 죄책감 없음 (어차피 좋은 책이니까)

증거 3: 읽는 척

Atomic Habits:

  • 1장: 읽음 ✓
  • 2장: 읽음 ✓
  • 3장: 절반 읽음
  • 4장~: 안 읽음

하지만:
– “Atomic Habits 읽었어요” ✓
– SNS에 책 사진 업로드 ✓
– 핵심 내용 요약 유튜브로 대체 ✓

실제로 책에서 배운 것: 거의 없음

책을 사면 읽은 것 같은 착각

심리학적 현상: “구매 착각 (Purchase Illusion)”

착각:
– 책을 사면 = 지식을 샀다
– 책장에 있으면 = 언젠간 읽겠지
– 책을 가지고 있으면 = 그 지식이 내 것

현실:
– 책을 사면 = 종이를 샀다
– 책장에 있으면 = 먼지가 쌓인다
– 책을 가지고 있으면 = 아무것도 아님

비유:
헬스장 등록 = 운동한 것 ❌
책 구매 = 읽은 것 ❌

돈을 쓰면 뭔가 한 것 같은 착각.

Notion 템플릿 300개 모으고 사용 안 한 것처럼, 수집과 사용은 완전히 다른 행동이다.

읽은 3권도 제대로 안 읽었다

Atomic Habits (50% 읽음):

배운 것:
– 습관 = 신호 → 갈망 → 반응 → 보상
– 작게 시작하기
– 환경 설계

적용한 것:
– 없음

Deep Work (33% 읽음):

배운 것:
– 깊은 집중의 중요성
– 방해 요소 제거

적용한 것:
– 없음

Getting Things Done (서론만):

배운 것:
– 모든 것을 수집하라
– 처리 시스템…

적용한 것:
– 없음

패턴:
읽기 → 메모 안 함 → 실행 안 함 → 까먹음 → 다른 책 구매

생산성 팟캐스트만 듣고 실행 안 한 것처럼, 인풋만 있고 아웃풋은 없었다.

책 대신 유튜브 요약을 봤다

“책 읽을 시간이 없어.”

대안:
유튜브 “10분 만에 읽는 Atomic Habits”

시청 기록:
– Atomic Habits 요약 영상: 7개 시청
– Deep Work 요약 영상: 5개 시청
– GTD 요약 영상: 3개 시청
– 7 Habits 요약 영상: 4개 시청
– …

총 시청: 약 30개 영상

문제:

  1. 깊이가 없음
  2. 책: 300페이지 분량의 깊은 내용
  3. 요약: 10분 핵심만 (1%)

  4. 기억 안 남

  5. 영상 보면서 “아, 좋은 내용이네!”
  6. 5분 후: 기억 안 남

  7. 실행 안 함

  8. “나중에 해봐야지”
  9. 결국 안 함

  10. 또 같은 영상 봄

  11. 한 달 후: “이 책 뭐였더라?”
  12. 다시 요약 영상 시청
  13. 반복

결과:
책도 안 읽고, 요약도 안 기억나고, 실행도 안 함.

책을 안 사고 1개월 실험

“책을 안 사면 어떻게 될까?”

규칙:
– 새 책 구매 금지
– 이미 있��� 책 중 1권만 선택
– 끝까지 읽기
– 1개라도 적용해보기

선택한 책: Atomic Habits

1주차:
– 1-4장 읽기 (매일 30분)
– 노트에 핵심 메모

2주차:
– 5-8장 읽기
– “작게 시작하기” 실험
– 아침에 물 한 잔 마시기 습관 시작

3주차:
– 9-12장 읽기
– “환경 설계” 적용
– 핸드폰을 책상에서 치움

4주차:
– 완독!
– 적용한 습관: 2개
– 실제 변화: 있음

결과:

이전 (1년):
– 구매한 책: 47권
– 읽은 책: 3권 (부분)
– 적용한 것: 0개
– 변화: 없음

이후 (1개월):
– 구매한 책: 0권
– 읽은 책: 1권 (완독)
– 적용한 것: 2개
– 변화: 있음

47권 < 1권

제대로 읽은 1권이 대충 산 47권보다 100배 가치 있었다.

깨달은 것

생산성 책 수집의 함정:

1. 구매 ≠ 학습

착각:
– 책 사기 = 지식 획득
– 책장 채우기 = 성장

현실:
– 책 사기 = 종이 구매
– 책장 채우기 = 인테리어

2. 많이 < 깊게

47권 대충 훑기 < 1권 깊게 읽기

3. 읽기 < 적용

읽고 안 하면 = 안 읽은 것과 같음

4. 요약 영상의 함정

요약 = 1%의 정보
책 = 100%의 맥락과 예시

요약만 보면 깊이가 없다.

5. 수집이 미루기 전략

실제 해야 할 일: 습관 만들기

대신 한 일: 습관 책 12권 구매

핑계: “일단 공부하고 나서 해야지”

결과: 공부만 하고 실행 안 함

생산성 앱 리뷰만 보고 실행 안 한 것처럼, 준비만 하고 시작은 안 했다.

새로운 원칙

1. 1-1-1 룰

  • 1권만 읽기: 다 읽기 전에 새 책 안 삼
  • 1개 적용: 읽으면서 1개 실행
  • 1개월 후 평가: 효과 있으면 다음 책

2. 구매 전 질문

책 사기 전:
– “지금 읽던 책 다 읽었나?” → NO면 안 삼
– “이전 책에서 뭘 적용했나?” → 없으면 안 삼
– “정말 지금 필요한가?” → NO면 안 삼

3. 도서관 우선

사기 전에:
1. 도서관에서 빌리기
2. 전자책 샘플 읽기
3. 정말 좋으면 그때 구매

4. 요약 영상 금지

책을 읽기로 했으면:
– 요약 영상 안 봄
– 직접 읽고 직접 정리
– 내 언어로 요약

5. 적용 노트

책 읽으면서:
– “이거 해봐야지” 목록 작성
– 읽고 나서 1개 즉시 실행
– 실행 안 하면 다음 책 안 읽음

지금 나의 시스템

책장:
– 생산성 책: 5권만 남김 (나머지 기부)
– 읽은 책: 5권 전부

규칙:
– 새 책은 이전 책 완독 후에만
– 적용할 것 없으면 안 삼
– 요약 영상 대신 직접 읽기

결과:

6개월 전:
– 책: 47권
– 완독: 3권 (부분)
– 적용: 0개
– 변화: 없음

현재:
– 책: 5권
– 완독: 5권
– 적용: 7개
– 변화: 실제 습관 형성

책 수: 90% 감소
실제 변화: 무한대 증가

결론: 읽고 적용하는 게 답이다

생산성 책 수집의 역설:

문제:
– 책만 사고 안 읽음
– 요약 영상으로 대체
– 수집이 목표
– 적용 안 함

해결:
– 1권만 읽기
– 끝까지 읽기
– 1개 적용
– 그다음 책

85만원 들여 47권 사는 것보다,
1권 제대로 읽고 1개 적용하는 게 1000배 낫다.

가장 좋은 생산성 책은 읽고 적용하는 책이다.

책을 사는 게 목표가 아니라, 삶을 바꾸는 게 목표다.


P.S. 지금 내 책장에는 생산성 책이 5권뿐이다. 전부 읽었고, 전부 뭔가 적용했다. 42권을 기부했지만, 후회 없다. 오히려 책장이 가벼워지니 마음도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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