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정리가 필요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일을 놓칠 것 같았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야겠어.”
유튜브에서 “생산성 앱”을 검색했다.
완벽한 할 일 관리 앱을 찾는 여정

앱 1: Todoist (1개월)
설치 이유:
– 가장 유명함
– 간단함
– 크로스 플랫폼
사용:
– 할 일 50개 입력
– 프로젝트 10개 생성
– 우선순위 태그 설정
불만:
– 반복 작업 설정이 복잡
– 무료 버전 제한
– UI가 별로
“더 나은 앱이 있을 거야.”
앱 2: Things (2개월)
설치 이유:
– 디자인이 아름다움
– Mac/iOS 통합
– GTD 방법론 지원
마이그레이션:
– Todoist에서 50개 작업 복사
– 프로젝트 재구성
– 영역(Areas) 설정
– 태그 체계 재구축
소요 시간: 5시간
2주 사용 후 불만:
– Windows 지원 안 됨
– 협업 기능 없음
– 가격이 비쌈
“협업도 되는 앱이 필요해.”
앱 3: TickTick (1개월)
설치 이유:
– 모든 플랫폼 지원
– 포모도로 내장
– 협업 가능
마이그레이션:
– Things에서 65개 작업 복사
– 태그 재설정
– 폴더 구조 재설계
– 반복 작업 재설정
소요 시간: 6시간
불만:
– UI가 복잡
– 알림이 너무 많음
– 동기화 느림
앱 4-12: Asana, Notion, Any.do, Microsoft To Do, Google Tasks, Trello, Monday, ClickUp (1년간)
각 앱마다:
– 리서치: 2시간
– 마이그레이션: 4-8시간
– 학습: 1-2시간
– 사용: 2주-2개월
– 불만 발생
– 다음 앱 검색
노트 앱을 12개 옮겨 다녔던 경험이 떠올랐다. 똑같은 패턴이었다.
총 투자 시간: 약 150시간
완벽한 앱을 찾느라 일을 못 했다

반복되는 패턴:
1주차: 기대
– “이 앱이 딱이야!”
– 열심히 작업 입력
– 프로젝트 정리
– 태그 설정
2주차: 사용
– 매일 체크
– 작업 완료
– 통계 확인
3주차: 의심
– “이 기능이 없네…”
– “이게 불편한데…”
– “다른 앱은 어떨까?”
4주차: 검색
– 앱 리뷰 읽기
– YouTube 비교 영상
– Reddit 토론
– 다음 앱 발견
5주차: 마이그레이션
– 모든 작업 복사
– 구조 재설계
– 설정 재구축
– 일은 안 함
문제:
완벽한 앱을 찾느라 실제 일은 못 했다.
완벽한 지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정작 학습하지 못했던 것과 같은 함정이었다.
할 일 관리가 할 일이 되었다
매일 아침 루틴:
예전 (앱 없을 때):
1. 일어남
2. 오늘 할 일 떠올림
3. 바로 시작
4. 소요 시간: 0분
지금 (앱 12개 경험 후):
1. 일어남
2. 앱 열기
3. 어제 완료한 것 체크 (5분)
4. 오늘 할 일 검토 (10분)
5. 우선순위 재조정 (5분)
6. 프로젝트 업데이트 (5분)
7. 통계 확인 (5분)
8. “앱이 느린데…?” (3분)
9. 다른 앱 검색 (10분)
10. 일 시작
11. 소요 시간: 43분
역설:
할 일을 관리하느라 할 일을 못 했다.
Evernote에서 노트를 정리하는 것 자체가 일이 되어버렸던 것과 비슷했다.
앱 비교의 늪
TickTick vs Todoist 비교표 (내가 만든 것):
| 기능 | TickTick | Todoist | Things | Notion |
|---|---|---|---|---|
| 가격 | $2.99/월 | $4/월 | $49.99 | Free |
| 플랫폼 | All | All | iOS/Mac | All |
| 반복작업 | ⭐⭐⭐⭐⭐ | ⭐⭐⭐ | ⭐⭐⭐⭐ | ⭐⭐ |
| UI | ⭐⭐⭐ | ⭐⭐⭐⭐ | ⭐⭐⭐⭐⭐ | ⭐⭐⭐ |
| 협업 | ⭐⭐⭐⭐ | ⭐⭐⭐ | ⭐ | ⭐⭐⭐⭐⭐ |
| 속도 | ⭐⭐⭐ | ⭐⭐⭐⭐ | ⭐⭐⭐⭐⭐ | ⭐⭐ |
비교에 쓴 시간: 15시간
결론: 없음
완벽한 앱은 없었다. 각각 장단점이 있었다.
앱의 함정
함정 1: 완벽한 앱은 없다
찾는 것:
– 모든 플랫폼 지원
– 빠른 속도
– 아름다운 UI
– 강력한 기능
– 저렴한 가격
현실:
그런 앱은 존재하지 않는다.
- 기능 많음 = 복잡함
- 간단함 = 기능 부족
- 아름다움 = 느림
- 빠름 = 디자인 별로
결과:
영원한 검색. 영원한 불만.
노트 앱의 완벽함을 찾아 헤매던 것과 정확히 같았다.
함정 2: 마이그레이션 비용
한 번 옮길 때마다:
– 작업 복사: 2시간
– 프로젝트 재구성: 2시간
– 태그/카테고리 재설정: 2시간
– 학습: 2시간
– 총: 8시간
12개 앱:
8시간 × 12 = 96시간
4일 (full-time)
그 시간에 실제 작업을 했다면?
함정 3: 앱 자체가 할 일이 됨
원래 목표:
– 할 일을 잊지 않기
– 우선순위 관리
– 생산성 향상
실제:
– 앱 설정하기
– 작업 정리하기
– 앱 비교하기
– 마이그레이션하기
역설:
앱 관리가 일보다 중요해졌다.
북마크를 정리하는 것이 북마크를 사용하는 것보다 중요해졌던 것과 동일한 패턴이었다.
함정 4: 기능 과잉
ClickUp 사용 시:
사용 가능한 기능:
– List View
– Board View
– Calendar View
– Gantt Chart
– Timeline
– Workload
– Table View
– Map View
– Activity
– Mind Maps
– Docs
– Chat
– Goals
– Dashboard
– Automations
실제 사용한 기능:
– List View
나머지 14개:
혼란만 가중.
복잡한 지식 관리 시스템의 15개 기능 중 1개만 쓴 것이 생각났다.
앱을 모두 버렸다

2년 후, 모든 앱을 삭제했다.
삭제한 것:
– 12개 할 일 관리 앱
– 복잡한 프로젝트 구조
– 정교한 태그 체계
– 우선순위 시스템
– 통계 대시보드
선택한 것:
– Apple Notes
– 또는 종이 메모지
새로운 방법:
매일 아침:
1. 메모 앱 열기
2. 오늘 할 일 3개 적기
3. 끝
하루 종일:
– 생각나는 것 바로 추가
– 완료한 것 삭제
– 그게 전부
저녁:
– 안 한 것 내일로 복사
– 끝
구조:
– 없음
태그:
– 없음
프로젝트:
– 없음
우선순위:
– 위에 있는 것부터
역설적인 결과
12개 앱 vs 메모 앱:
12개 앱 (2년):
– 앱 리서치: 50시간
– 마이그레이션: 96시간
– 앱 관리: 주 1시간
– 월평균 완료 작업: 15개
– 스트레스: 높음
– 만족도: 낮음
메모 앱 (6개월):
– 리서치: 0시간
– 마이그레이션: 0시간
– 관리: 주 5분
– 월평균 완료 작업: 35개
– 스트레스: 없음
– 만족도: 높음
역설:
앱을 버리니 일을 더 많이 했다.
완벽한 시스템을 포기하니 오히려 생산성이 올라간 것과 똑같은 결과였다.
깨달은 것
할 일 관리 앱의 함정:
1. 도구 > 결과
– 목표: 일 완료
– 실제: 앱 완벽하게 만들기
2. 앱 = 생산성이 아님
– 앱 많음 ≠ 생산적
– 기능 많음 ≠ 효율적
3. 간단함이 답
– 복잡한 시스템 = 유지 어려움
– 간단한 방법 = 매일 사용
4. 완벽함은 환상
– 완벽한 앱 없음
– 찾으려고 시간 낭비
5. 중요한 건 행동
– 앱이 아니라
– 실제로 하는 것
진짜 할 일 관리
언제 앱이 필요한가?
✅ 앱 필요:
- 팀 협업
- 작업 공유 필요
- 진척도 공유
-
의존성 관리
-
복잡한 프로젝트
- 50+ 작업
- 여러 단계
- 타임라인 중요
❌ 앱 불필요:
대부분의 개인 작업.
대신:
간단한 원칙:
1. 매일 3개만
– “오늘 꼭 할 것 3개”
– 그것만 적기
– 나머지는 내일
2. 완료가 목표
– 100개 입력 ❌
– 3개 완료 ✅
3. 도구는 간단하게
– 메모 앱
– 종이
– 뭐든 OK
4. 앱 바꾸지 않기
– 불편해도 참기
– 완벽 찾지 않기
– 지금 것 쓰기
나의 현재 방법
도구:
Apple Notes (기본 앱)
구조:
노트 1개: “할 일”
내용:
오늘:
- 작업 1
- 작업 2
- 작업 3
생각나면:
- 나중에 할 것들
그게 전부.
시간 투자:
– 아침: 30초
– 하루 종일: 1분
– 저녁: 30초
결과:
– 월 35개 작업 완료
– 스트레스 없음
– 앱 비교 안 함
할 일 관리 가이드
처음 시작하는 사람:
❌ 하지 마세요:
1. 완벽한 앱 찾기
2. 10개 앱 비교
3. 복잡한 시스템 구축
4. 모든 할 일 입력
5. 프로젝트/태그 만들기
✅ 하세요:
1. 가장 간단한 도구 선택 (메모 앱, 종이)
2. 오늘 할 일 3개만 적기
3. 완료하기
4. 내일 반복
테스트:
1주일만 해보세요:
A안: 완벽한 앱
– 앱 리서치
– 설정
– 작업 100개 입력
– 얼마나 완료했나?
B안: 간단한 메모
– 매일 3개만
– 메모장에
– 얼마나 완료했나?
결과 비교하세요.
결론: 앱이 아니라 행동이다
할 일 관리 앱의 역설은 명확하다.
문제:
– 12개 앱 시도
– 150시간 투자
– 완료는 줄어듦
해결책:
– 간단한 메모
– 매일 3개만
– 실제로 하기
완벽한 앱을 찾느라 2년 보내는 것보다, 메모장에 3개 적고 실제로 하는 게 100배 낫다.
가장 좋은 할 일 관리 시스템은 실제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The best productivity system is the one you actually use.”
완벽한 앱이 아니라, 매일 쓰는 앱.
앱을 찾지 말고, 일을 하라.
P.S. 오늘 할 일 3개: 이 글 쓰기 ✅, 운동하기, 책 읽기. 앱은? 없다. 그냥 Apple Notes.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