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우선순위 정하다가 하루가 끝났다

우선순위만 잘 정하면 효율적이겠지

우선순위만 잘 정하면 효율적이겠지

“중요한 것부터 하라.”
“긴급한 것과 중요한 것을 구분하라.”
“우선순위가 생산성의 핵심이다.”

생산성 유튜버들은 우선순위 시스템을 강조했다.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로 인생이 바뀌었어요!”

그래, 나도 체계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하자.

우선순위 방법론 연구

우선순위 방법론 연구

검색: “할 일 우선순위 정하는 법”

발견한 방법론:

1.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 긴급/중요 2×2 매트릭스
– 4사분면 분류
– 중요+긴급 → 즉시
– 중요+안긴급 → 계획
– 안중요+긴급 → 위임
– 안중요+안긴급 → 제거

2. ABC 방법
– A: 반드시 해야 함
– B: 해야 함
– C: 하면 좋음

3. MoSCoW
– Must have
– Should have
– Could have
– Won’t have

4. 1-3-5 규칙
– 1개 큰 일
– 3개 중간 일
– 5개 작은 일

5. Eat the Frog
– 가장 어려운 것 먼저
– 아침에 개구리 먹기

6. 파레토 법칙
– 20%가 80% 결과
– 중요한 20% 찾기

“어떤 방법을 써야 하지?”

목표 설정 방법처럼 또 방법론에 빠졌다.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적용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적용

오늘 할 일 목록:

  1. 프로젝트 보고서 작성
  2. 이메일 답장 15개
  3. 팀 미팅 준비
  4. 경비 처리
  5. 블로그 글 쓰기
  6. 운동
  7. 책 읽기
  8. 부모님 전화
  9. 장보기
  10. 청소

분류 시작:

1. 프로젝트 보고서

긴급한가? 마감이 오늘이니까… 긴급.
중요한가? 업무니까… 중요.

1사분면: 즉시

2. 이메일 답장

긴급한가? 오늘 안에 해야 하나?
음… 급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이메일 분류:
– 상사 이메일: 긴급+중요 → 1사분면
– 동료 질문: 긴급+안중요? → 3사분면?
– 뉴스레터: 안긴급+안중요 → 4사분면

15분 경과. 이메일 분류만.

3. 팀 미팅 준비

긴급? 미팅이 내일이니까… 안긴급?
근데 오늘 준비 안 하면 내일 긴급해지는데…

고민.

중요? 팀 미팅이니까… 중요?
근데 내가 발표하는 건 아닌데…

더 고민.

→ 일단 2사분면: 계획

4. 경비 처리

긴급? 이번 달 마감이 다음 주니까… 안긴급?
근데 미루면 까먹는데…

중요? 돈 받아야 하니까… 중요?
근데 급한 건 아닌데…

2사분면? 3사분면?

모르겠다.

30분 경과.

분류 지옥

5. 블로그 글

긴급? 마감 없으니까… 안긴급.
중요? 내 성장에는 중요한데… 업무는 아니고…

2사분면? 4사분면?

6. 운동

긴급? 안 해도 오늘 당장은 괜찮으니까… 안긴급.
중요? 건강에는 중요한데… 긴급한 일보다는…

2사분면

7. 책 읽기

2사분면? 4사분면?

8. 부모님 전화

긴급? 오늘 꼭 안 해도 되긴 하는데…
중요? 가족이니까 중요한데… 업무보다는…

감정적으로 복잡해짐.

2사분면

9. 장보기

긴급? 냉장고 비었으니까… 긴급?
중요? 밥은 먹어야 하니까… 중요?

1사분면? 3사분면?

10. 청소

4사분면

1시간 경과.

결과:

1사분면 (즉시) 2사분면 (계획)
보고서, 상사이메일, 장보기? 미팅준비, 경비?, 운동, 책, 부모님전화
3사분면 (위임) 4사분면 (제거)
동료이메일, 경비? 뉴스레터, 청소, 블로그?

문제:
– 애매한 것들이 너무 많음
– 위임할 사람이 없음
– 제거해도 되는지 확신 없음

재분류 시도

1시간 30분 후:

“잠깐, 장보기가 1사분면이라고?”

재검토.

장보기: 긴급하긴 한데… 중요한가?
배달 시키면 되는데…

3사분면으로 이동

“블로그는 4사분면이 맞나?”

블로그: 안긴급하긴 한데… 내 커리어에 중요한데…

2사분면으로 이동

또 30분 경과.

수정된 매트릭스:

완전 다른 분류.

어떤 게 맞는 거지?

ABC 방법 시도

“아이젠하워가 너무 복잡해.”

ABC로 해보자:

A (반드시):
– 보고서
– 상사 이메일

B (해야 함):
– 미팅 준비
– 동료 이메일
– 경비 처리

C (하면 좋음):
– 블로그
– 운동
– 책
– 부모님 전화
– 장보기
– 청소

문제:

A가 2개밖에 없는데… 다 해도 2시간이면 끝나는데…

나머지 시간은?

B 안에서도 순서가 필요한데?

→ A1, A2, B1, B2, B3…

또 분류.

30분 추가.

3시간 경과

현재 상황:

분류 시도:
–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1시간 30분
– ABC 방법: 30분
– 재분류: 30분
– 방법론 비교 검색: 30분

총 분류 시간: 3시간

실제로 한 일: 0개

할 일 목록:
– 프로젝트 보고서 ← 여전히 안 함
– 이메일 15개 ← 0개 답장
– 나머지 8개 ← 전부 안 함

깨달음의 순간

오후 3시:

“잠깐…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

3시간 동안:
– 할 일을 분류함
– 분류만 함
– 실제로 아무것도 안 함

아이러니:

우선순위를 정하느라 아무것도 못 함.

가장 중요한 일:

그냥 아무거나 시작하는 것.

문제를 분석했다

왜 우선순위 정하기가 시간 낭비였을까?

1. 분류 자체가 일이 됨

원래 의도: 효율적으로 일하기
실제: 분류가 일이 됨

노션 대시보드 꾸미기와 같은 패턴.

2. 애매한 것들

현실의 할 일들:
– 긴급/중요 구분이 명확하지 않음
– 상황에 따라 달라짐
– 감정도 개입됨

깔끔한 분류 = 이론일 뿐

3. 완벽한 분류 욕구

“제대로 분류해야 효율적이야.”

→ 완벽한 분류 추구
→ 계속 재분류
→ 시간 낭비

4. 분석 마비

10개 할 일 × 2개 기준 (긴급/중요) = 복잡한 결정

결정 못 하고 멈춤.

5. 분류해도 안 함

분류 후:

“1사분면부터 하자!”

→ “근데 이거 하기 싫은데…”
→ 미룸

분류 ≠ 실행

새로운 방법: 그냥 하기

규칙:

  1. 목록 보기
  2. 첫 번째 것 하기
  3. 끝나면 다음 것
  4. 반복

분류 없음.

우선순위 없음.

그냥 순서대로.

Day 1:

할 일 10개.

1번부터 시작.

1시간 후:

3개 완료.

2시간 후:

5개 완료.

퇴근:

8개 완료. 2개 내일로.

비교:

이전 (분류):
– 분류 시간: 3시간
– 완료: 0개

현재 (그냥 하기):
– 분류 시간: 0분
– 완료: 8개

진짜 긴급한 건 알아서 됨

걱정:

“우선순위 안 정하면 중요한 거 놓치지 않아?”

현실:

진짜 긴급한 건:
– 상사가 재촉함
– 알림이 옴
– 마감이 오늘임

스스로 드러남.

분류 안 해도 앎.

현재 할 일 관리

방법:

  1. 할 일 적기 (순서 상관없이)
  2. 위에서부터 하기
  3. 진짜 급한 거 있으면 먼저 하기 (본능적으로 앎)
  4. 끝나면 지우기

도구:
– 메모장 (아무거나)
– 분류 없음
– 매트릭스 없음

시간:
– 우선순위 정하기: 0분
– 실제 일하기: 최대

예외: 정말 많을 때

할 일이 30개 이상이면:

“내일까지 반드시 해야 하는 것”만 표시.

→ 나머지는 그냥 순서대로.

5분이면 끝.

3시간 분류 ✗

깨달은 것

1. 분류 < 실행

완벽한 분류보다 시작이 중요.

2. 긴급한 건 알아서 드러남

분류 안 해도 진짜 급한 건 앎.

3. 대부분 비슷한 중요도

솔직히 다 해야 할 일들.
순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음.

4. 시작이 가장 어려움

분류는 시작을 미루는 핑계.

5. 단순함의 힘

미니멀리즘처럼, 적을수록 좋음.

결론: 분류 말고 시작

우선순위의 역설:

문제:
– 분류가 일이 됨
– 애매한 것들
– 완벽한 분류 욕구
– 분석 마비
– 분류해도 안 함

해결:
– 분류 안 하기
– 첫 번째 것 시작
– 진짜 급한 건 본능적으로 앎
– 끝나면 다음 것

3시간 분류하고 0개 완료하는 것보다,
그냥 위에서부터 하면서 8개 완료하는 게 100배 낫다.

가장 좋은 우선순위는 정하지 않는 것이다.

분류하지 말고, 첫 번째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P.S.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템플릿은 삭제했다. 지금은 그냥 메모장에 적고 위에서부터 한다. 놀랍게도 세상은 멀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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