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음악만 있으면 집중이 잘 되겠지
“음악이 집중력을 높여준다.”
“로파이 힙합이 공부에 최고다.”
“백색소음이 뇌파를 안정시킨다.”
생산성 유튜버들은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자랑했다. “이 음악 틀면 3시간이 순삭!”
그래, 나도 완벽한 집중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자.
플레이리스트 연구 시작
검색: “집중력 높이는 음악”
발견한 장르:
1. 로파이 힙합
– “Lofi hip hop beats to study/relax to”
– 24/7 스트리밍
– 조회수 10억
2. 백색소음
– 빗소리
– 파도소리
– 선풍기 소리
– 에어컨 소리
3. 카페소음
– 커피머신 소리
– 사람들 대화 소리
– 접시 부딪히는 소리
4. 자연소리
– 새소리
– 바람소리
– 모닥불 소리
– 개울물 소리
5. 클래식
– 바로크 음악
– 피아노 독주
– 모차르트 효과
6. 게임 OST
– 젤다의 전설
– 마인크래프트
– 스타듀밸리
7. 영화 OST
– 인터스텔라
– 해리포터
– 반지의 제왕
“다 좋아 보이는데… 뭐가 제일 집중 잘 될까?”
실험 시작
목표: 완벽한 집중 음악 찾기
Day 1: 로파이
YouTube: “lofi hip hop radio”
🎵 틀기.
“오, 분위기 좋다!”
5분 후…
“근데 이 비트 좀 루프가 짧은데?”
다른 채널 검색.
“ChilledCow vs Lofi Girl… 뭐가 나을까?”
둘 다 틀어보기.
30분 경과.
“Lofi Girl이 낫네.”
근데…
“이 노래 보컬 있는 거 거슬리네.”
Instrumental only 검색.
1시간 경과.
일 한 시간: 0분
음악 고른 시간: 1시간
Day 2: 백색소음
“로파이는 너무 리듬 있어서 안 맞나 봐.”
백색소음 실험:
Rain sounds 1시간짜리 영상.
🎵 틀기.
“빗소리 좋다!”
10분 후…
“근데 천둥소리 나오네? 깜짝 놀랐잖아.”
천둥 없는 버전 검색.
“Gentle rain without thunder”
10분 후…
“이건 빗소리가 너무 세네.”
“Soft rain sounds”
10분 후…
“이건 너무 작아.”
볼륨 조절:
– 50%: 안 들림
– 70%: 좀 들림
– 80%: 너무 셈
적정 볼륨 찾기: 15분
1시간 경과.
일 한 시간: 10분
음악 고른 시간: 50분
Day 3: 카페소음
“빗소리도 안 맞네. 카페소음 해보자.”
검색: “coffee shop ambience”
🎵 틀기.
“오, 진짜 카페 같다!”
5분 후…
“근데 저 사람 말소리 뭐라는 거야?”
외국어라 뭔 말인지 궁금해짐.
집중 안 됨.
한국 카페소음 검색.
“없네…”
다시 외국 카페소음.
“이건 대화 너무 많아.”
“이건 음악이 깔려있어.”
“이건 컵 소리가 너무 커.”
1시간 경과.
일 한 시간: 5분
음악 고른 시간: 55분
플레이리스트 제작
1주일 후:
“매번 찾기 귀찮으니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자!”
Spotify 열기.
폴더 구조:
📁 집중 음악
├── 🎵 로파이
├── 🎵 백색소음
├── 🎵 자연소리
├── 🎵 클래식
├── 🎵 게임OST
└── 🎵 영화OST
로파이 플레이리스트:
100곡 추가.
“아, 이 곡은 비트 너무 강해. 빼자.”
“이 곡은 보컬 있네. 빼자.”
“이 곡은 분위기 안 맞아. 빼자.”
큐레이션: 2시간
결과: 100곡 → 30곡
다른 플레이리스트도:
- 백색소음: 1시간
- 자연소리: 1시간
- 클래식: 1.5시간
- 게임OST: 1시간
- 영화OST: 1시간
총 플레이리스트 제작 시간: 8시간
Notion 템플릿 만들던 것처럼, 준비에만 시간 씀.
완벽한 플레이리스트 완성
결과물:
- 로파이: 30곡 (2시간)
- 백색소음: 20개 (10시간)
- 자연소리: 15개 (8시간)
- 클래식: 40곡 (4시간)
- 게임OST: 25곡 (3시간)
- 영화OST: 20곡 (2시간)
총: 150곡/소리
“완벽한 집중 음악 라이브러리다!”
실제 사용
Day 1:
“오늘은 로파이로!”
🎵 틀기.
일 시작.
5분 후…
“이 곡 별론데?”
다음 곡.
“이것도 별로.”
다음 곡.
10분 동안 5곡 스킵.
“아 몰라, 다른 플레이리스트로.”
백색소음으로 변경.
5분 후…
“빗소리 지겨워.”
자연소리로 변경.
“새소리가 너무 시끄럽네.”
클래식으로 변경.
“이 곡 템포 너무 빠르다.”
1시간 경과.
음악 변경: 8회
일 한 시간: 15분
Day 2:
“어제 뭐 들었을 때 집중 잘 됐더라?”
기억 안 남.
다시 실험.
로파이 → 10분 → 변경
백색소음 → 15분 → 변경
게임OST → 5분 → 변경
결론: 오늘도 못 정함.
문제 발견
2주 후:
집중 음악 관련:
– 플레이리스트 제작: 8시간
– 매일 음악 고르기: 평균 20분/일 × 14일 = 280분 (약 5시간)
– 음악 스킵: 하루 평균 15회
실제 집중:
– 음악 덕분에 집중 잘 된 날: ???
– 기억 안 남
13시간을 음악에 썼는데 효과는 모름.
문제를 분석했다
왜 집중 음악이 오히려 방해가 됐을까?
1. 선택이 집중을 방해
음악 없을 때:
– 그냥 일 시작
음악 있을 때:
– 뭐 들을지 고민 (5분)
– 틀고 마음에 안 들면 변경 (5분)
– 볼륨 조절 (2분)
– 다른 장르 시도 (10분)
음악 선택 = 집중 방해
2. 완벽한 음악은 없다
기대:
“이 음악이면 완벽하게 집중된다!”
현실:
– 오늘 좋았던 음악 ≠ 내일 좋은 음악
– 기분에 따라 다름
– 작업에 따라 다름
완벽한 집중 음악 = 존재하지 않음
3. 음악이 핑계가 됨
집중 안 될 때:
“음악이 안 맞아서 그래.”
음악 변경.
여전히 집중 안 됨.
“이것도 안 맞네.”
무한 반복.
진짜 문제: 집중력 부족
탓하는 것: 음악
생산성 장비 탓하던 것과 같음.
4. 청각 자극 = 자극
이론:
“음악이 집중력을 높인다.”
현실:
– 음악 = 청각 자극
– 자극 = 뇌가 처리해야 함
– 처리 = 에너지 소모
무음이 최고의 집중 환경일 수 있음.
5. 플레이리스트 = 또 다른 할 일
원래 할 일: 업무
추가된 할 일:
– 플레이리스트 관리
– 새 음악 발견
– 큐레이션
– 정리
습관 트래커 관리하던 것처럼, 관리할 게 늘어남.
실험: 무음으로 일주일
규칙:
– 음악 없음
– 이어폰 없음
– 그냥 일하기
결과:
Day 1:
“조용하니까 어색하네…”
30분 후: 익숙해짐.
집중 시간: 2시간 연속
Day 2:
음악 생각 안 남.
집중 시간: 2.5시간 연속
Day 3-7:
평균 집중 시간: 2시간+
비교:
음�� 있을 때:
– 음악 선택: 20분
– 중간 변경: 5회
– 집중 시간: 30분-1시간 (끊김)
음악 없을 때:
– 음악 선택: 0분
– 중간 변경: 0회
– 집중 시간: 2시간+ (연속)
무음 > 음악
깨달은 것
1. 음악 ≠ 집중
음악 = 분위기
집중 = 시작하는 것
2. 선택 = 에너지 소모
뭐 들을지 고르는 것 = 에너지 낭비
선택지 없으면 = 바로 시작
3. 완벽한 환경의 함정
완벽한 워크스페이스처럼,
완벽한 음악 찾다가 일 못함.
4. 핑계 찾기
“음악이 안 맞아서…” = 핑계
“그냥 시작 안 해서…” = 진짜 이유
5. 단순함의 힘
150곡 플레이리스트 < 무음
복잡함 < 단순함
지금 나의 집중 환경
음악:
– 없음
이어폰:
– 외부 소음 클 때만
– 노이즈캔슬링 (음악 없이)
플레이리스트:
– 삭제함
방법:
1. 그냥 앉기
2. 그냥 시작하기
3. 끝
결과:
이전 (음악 사용):
– 준비 시간: 20분
– 집중 시간: 30분-1시간
– 방해: 음악 변경
– 플레이리스트 관리: 주 1시간
현재 (무음):
– 준비 시간: 0분
– 집중 시간: 2시간+
– 방해: 없음
– 관리: 없음
음악 없애니까 집중 2배.
예외: 음악이 필요한 경우
1. 주변 소음이 심할 때
- 공사 소리
- 대화 소리
- 시끄러운 환경
→ 노이즈캔슬링 + 무음
2. 단순 반복 작업
- 데이터 입력
- 파일 정리
- 청소
→ 아무 음악이나 (고르지 않고)
3. 기분이 안 좋을 때
- 우울할 때
- 지칠 때
→ 좋아하는 음악 (집중 아니고 기분 전환)
핵심:
– 집중 작업 = 무음
– 단순 작업 = 아무 음악
– 기분 전환 = 좋아하는 음악
용도 구분하기.
결론: 완벽한 음악보다 시작하는 것
집중 음악의 역설:
문제:
– 음악 고르느라 시간 낭비
– 완벽한 음악 찾기 집착
– 음악이 핑계가 됨
– 플레이리스트 관리 부담
– 청각 자극 = 방해
해결:
– 무음 시도
– 선택지 없애기
– 그냥 시작하기
– 음악은 기분 전환용으로만
150곡 플레이리스트 만들고 음악 고르느라 일 못하는 것보다,
무음으로 그냥 시작하는 게 100배 낫다.
가장 좋은 집중 음악은 없는 것이다.
음악 고르지 말고, 그냥 시작하면 된다.
P.S. 그 150곡 플레이리스트는 삭제했다. 가끔 청소할 때 아무 노래나 튼다. 집중할 때? 그냥 조용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