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만 추적하면 잘 잘 수 있겠지

“측정하면 개선할 수 있다.”
“수면의 질이 생산성을 결정한다.”
“데이터 기반으로 수면을 최적화하세요.”
생산성 유튜버들은 자신의 수면 데이터를 공유했다. “수면 점수 95점! 이게 제 비결이에요!”
그래, 나도 수면을 추적해서 최적화하자.
수면 추적 도구 구매

리서치:
1. 애플워치
– 이미 있음
– 수면 앱 내장
2. 오라링 (Oura Ring)
– 수면 추적 특화
– ₩400,000
3. Whoop
– 회복 점수
– 월 ₩30,000 구독
4. 수면 앱들
– Sleep Cycle
– AutoSleep
– Pillow
생산성 도구에 돈 쓴 것처럼 또 장비부터.
결정:
애플워치 + AutoSleep 앱 (₩5,900)
“일단 이걸로 시작하자!”
첫 주: 데이터 수집

Day 1 아침:
앱 열기.
수면 리포트:
총 수면: 6시간 42분
깊은 수면: 52분
렘 수면: 1시간 12분
수면 효율: 78%
심박수: 평균 62
수면 점수: 72/100
“72점… 낮은 건가?”
검색: “좋은 수면 점수”
“85점 이상이 좋음”
“72점이면 나쁜 거네…”
Day 2:
수면 점수: 68점
“어제보다 더 낮아졌네?”
분석:
– 깊은 수면 부족
– 수면 중 각성 3회
– 취침 시간 불규칙
“개선해야겠다.”
Day 3-7:
점수:
– Day 3: 71
– Day 4: 74
– Day 5: 69
– Day 6: 73
– Day 7: 70
평균: 71점
“85점까지 올려야 하는데…”
수면 최적화 시도
문제 분석:
- 깊은 수면 부족
- 취침 시간 불규칙
- 수면 중 각성
해결책 연구:
1. 깊은 수면 늘리기
– 운동하기
– 카페인 끊기
– 알코올 끊기
– 블루라이트 차단
2. 취침 시간 고정
– 5시 기상 루틴처럼 고정
– 10시 취침, 6시 기상
3. 수면 환경 개선
– 온도 18-20도
– 암막 커튼
– 소음 차단
투자:
– 암막 커튼: ₩50,000
– 블루라이트 안경: ₩30,000
– 수면 이어플러그: ₩20,000
– 수면 베개: ₩80,000
총: ₩180,000
2주차: 최적화 실행
규칙:
- 10시 취침 (무조건)
- 오후 2시 이후 카페인 금지
- 저녁 알코올 금지
- 9시 이후 스크린 금지
- 침실 온도 19도
Day 8:
밤 9시:
스크린 끄기.
“할 게 없네…”
책 읽기.
10시:
침대에 눕기.
“아직 안 졸린데…”
눈 감기.
…
“잠이 안 오네.”
10:30:
“수면 점수 잘 나와야 하는데…”
시계 보기.
“30분이나 지났네.”
걱정.
11:00:
여전히 안 잠.
수면 압박감.
“왜 안 오지?”
“내일 점수 망하겠다.”
“빨리 자야 하는데…”
11:30:
겨우 잠듦.
다음 날 아침:
수면 점수: 65점
“역대 최저네…”
수면 불안 시작
Day 9-14:
패턴:
- 10시에 눕기
- “점수 잘 나와야 하는데…” 걱정
- 잠 안 옴
- 시계 확인
- 더 걱정
- 더 안 잠
- 늦게 잠듦
- 점수 낮음
- 다음 날 더 걱정
- 반복
점수:
– Day 9: 65
– Day 10: 62
– Day 11: 68
– Day 12: 64
– Day 13: 67
– Day 14: 63
평균: 65점 (이전보다 6점 하락)
수면 추적 시작 후 오히려 수면 악화.
오르토솜니아 (Orthosomnia)
검색: “수면 추적 후 불면증”
발견:
오르토솜니아 (Orthosomnia):
– 완벽한 수면에 집착
– 수면 데이터에 강박
– 점수 높이려다 못 잠
– 실제 수면의학 용어
“이거 나잖아…”
증상:
– 점수에 집착 ✓
– 취침 시간에 불안 ✓
– 수면 데이터 과도하게 확인 ✓
– 점수 낮으면 하루 종일 신경 ✓
원인:
– 측정할 수 없는 것을 측정하려 함
– 수면은 의지로 통제 안 됨
– 데이터가 스트레스 유발
추적의 역설
문제:
1. 측정 자체가 스트레스
“오늘 점수 어떨까?”
“깊은 수면 얼마나 나올까?”
“잘 자야 하는데…”
자연스러운 수면 = 생각 없이 자기
추적하는 수면 = 생각하면서 자기
2. 점수가 기분을 좌우
점수 높으면:
“오늘 컨디션 좋겠다!”
점수 낮으면:
“오늘 힘들겠다…” (실제론 괜찮아도)
데이터가 주관적 경험을 왜곡.
3. 통제 불가능한 것을 통제하려 함
통제 가능:
– 취침 시간
– 카페인
– 환경
통제 불가능:
– 깊은 수면 비율
– 렘 수면 비율
– 수면 중 각성
뇌가 알아서 하는 것을 통제하려 함 = 실패
4. 데이터 정확도 의문
연구:
“소비자용 수면 추적기는 깊은 수면/렘 수면 측정 정확도 낮음”
실제 수면다원검사 ≠ 스마트워치
부정확한 데이터에 스트레스받음.
수면 추적 중단
결정:
“추적 그만하자.”
Day 15:
앱 삭제.
애플워치 수면 추적 끄기.
그냥 자기.
결과:
밤 10시:
침대에 눕기.
“점수 신경 안 써도 되니까 편하네.”
잡생각 하다가…
어느새 잠듦.
아침:
상쾌함.
점수:
– 모름 (추적 안 함)
체감:
– 좋음
추적 중단 후 변화
1주일:
취침:
– 10시 눕기 (고정)
– 잠 안 오면 책 읽기
– 졸리면 자기
– 점수 생각 없음
기상:
– 6시 알람
– 개운함
체감 수면 품질:
– 좋음 (점수 모름)
2주일:
습관:
– 자연스러운 취침
– 불안 없음
– 수면에 대한 생각 감소
비교:
수면 추적 시:
– 평균 점수: 65점
– 체감: 피곤, 불안
– 잠드는 시간: 30분-1시간
– 수면 생각: 하루 종일
수면 추적 중단 후:
– 평균 점수: 모름
– 체감: 상쾌
– 잠드는 시간: 10-20분
– 수면 생각: 거의 안 함
점수는 모르지만, 잠은 더 잘 잔다.
깨달은 것
1. 측정 ≠ 개선
모든 것을 측정한다고 개선되지 않음.
특히 수면처럼 의지로 통제 못 하는 것.
2. 데이터 < 체감
점수 95점인데 피곤한 것 < 점수 모르는데 상쾌한 것
습관 트래커처럼, 숫자보다 실제가 중요.
3. 자연스러움의 힘
수면은 원래 자연스러운 것.
추적하면 인위적이 됨.
4. 역효과 인식
좋은 의도 (수면 개선) → 나쁜 결과 (불면증)
미니멀리즘처럼, 방법이 목적을 방해할 수 있음.
5. 장비 ≠ 해결
₩180,000 투자 → 수면 악화
₩0 투자 (추적 중단) → 수면 개선
현재 수면 방법
추적:
– 없음
장비:
– 애플워치 수면 기능 끔
– 앱 삭제
방법:
- 피곤하면 자기
- 10시쯤 침대 가기
- 잠 안 오면 책 읽기
- 졸리면 자기
- 알람에 일어나기
규칙:
– 점수 신경 안 씀
– 데이터 안 봄
– 그냥 잠
결과:
이전 (수면 추적):
– 장비: ₩180,000+
– 앱: 3개
– 평균 점수: 65점
– 체감: 피곤, 불안
– 잠드는 시간: 30분-1시간
현재 (추적 없음):
– 장비: ₩0
– 앱: 0개
– 점수: 모름
– 체감: 상쾌
– 잠드는 시간: 10-20분
측정 안 하니까 더 잘 잔다.
결론: 측정보다 그냥 자기
수면 추적의 역설:
문제:
– 측정이 스트레스 유발
– 점수 집착 → 불안
– 통제 불가능한 것 통제 시도
– 데이터 정확도 의문
– 오르토솜니아
해결:
– 추적 중단
– 앱 삭제
– 자연스럽게 자기
– 체감에 집중
점수 65점에 스트레스받으며 자는 것보다,
점수 모르고 편하게 자는 게 100배 낫다.
가장 좋은 수면 추적은 안 하는 것이다.
측정하지 말고, 그냥 자면 된다.
P.S. 암막 커튼이랑 수면 베개는 아직 쓴다. 환경 개선은 도움 된다. 근데 데이터는 필요 없다. 잘 잤는지는 몸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