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도구를 5개 쓰는데 혼자서 일하고 있다

협업 도구가 팀워크를 만들어줄 거야

협업 도구가 팀워크를 만들어줄 거야

협업 도구 로고들이 가득한 화면을 바라보며 희망에 찬 표정

“슬랙으로 소통하고, 노션으로 문서화하고, 트렐로로 진행 상황 공유하면 완벽한 협업이겠지!”

팀워크가 안 좋은 건 도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생산성 도구에 200만원을 썼던 때와 똑같은 마음이었다.

도구만 바꾸면 협업이 잘 될 줄 알았다.

협업 도구 쇼핑

협업 도구 쇼핑

계기:

“왜 우리 팀은 소통이 안 될까?”
“이메일은 느리고, 회의는 비효율적이고…”

검색: “최고의 협업 도구” “팀 생산성 향상”

발견한 것들:

1. 슬랙
– 실시간 소통
– 채널별 정리
– “이메일 지옥 탈출!”

2. 노션
– 팀 위키
– 프로젝트 문서화
– “한 곳에서 모든 정보를!”

노션 대시보드 꾸미기에 빠졌던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엔 팀용이니까 다를 거라 생각했다.

3. 트렐로
– 칸반 보드
– 진행 상황 시각화
– “누가 뭘 하는지 한눈에!”

프로젝트 관리 앱에서 카드만 옮기던 기억이 났지만, 이번엔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4. 아사나
– 작업 할당
– 마감일 관리
– “모든 업무를 체계적으로!”

5. 먼데이닷컴
– 프로젝트 관리
– 대시보드
– “팀 전체 현황 파악!”

“다 필요해 보이는데?”

전부 도입하기로 결정.

도구별 역할 분담

슬랙: 실시간 대화
노션: 문서 저장
트렐로: 개인 할 일
아사나: 팀 프로젝트
먼데이닷컴: 전체 진행 현황

“완벽한 시스템이야!”

첫 주: 세팅의 지옥

첫 주: 세팅의 지옥

5개의 모니터에 각각 다른 협업 도구가 띄워진 혼란스러운 데스크

슬랙 설정:
– 채널 만들기
– 규칙 정하기
– 연동 설정
– 알림 커스텀

노션 설정:
– 팀 워크스페이스
– 템플릿 선택
– 페이지 구조
– 권한 설정

트렐로 설정:
– 보드 만들기
– 라벨 정리
– 자동화 규칙
– 파워업 추가

아사나 설정:
– 프로젝트 생성
– 섹션 나누기
– 커스텀 필드
– 규칙 설정

먼데이닷컴 설정:
– 워크스페이스 구성
– 보드 템플릿
– 자동화 설정
– 대시보드 만들기

세팅에 걸린 시간: 20시간

실제 업무: 0

완벽한 작업 환경 세팅에 3개월을 쓴 경험이 떠올랐다. 또 같은 실수를 하고 있었다.

둘째 주: 정보 분산

“이 정보 어디 있었지?”

회의 내용: 노션? 슬랙?
작업 진행 상황: 트렐로? 아사나?
프로젝트 현황: 아사나? 먼데이닷컴?

팀원 A: “그거 노션에 있잖아요.”
팀원 B: “아니, 슬랙에 공유했는데요.”
나: “트렐로에도 있는데…”

정보가 5군데에 흩어짐.

찾는 시간: 매일 30분

셋째 주: 중복 입력

하나의 작업을 완료하면:

  1. 슬랙에 완료 메시지
  2. 노션에 결과 문서화
  3. 트렐로 카드 이동
  4. 아사나 태스크 완료 체크
  5. 먼데이닷컴 상태 업데이트

5분짜리 일에 10분 추가.

“업데이트하느라 일할 시간이 없어…”

넷째 주: 알림 폭탄

아침에 일어나면:

  • 슬랙: 47개 알림
  • 노션: 12개 업데이트
  • 트렐로: 8개 알림
  • 아사나: 15개 알림
  • 먼데이닷컴: 9개 알림

총 91개.

알림 확인에: 45분

중요한 것: 3개

“알림에 묻혀서 진짜 중요한 걸 놓치고 있어…”

알림 설정을 완벽하게 만들다가 알림에 파묻힌 경험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한 달 후: 결과

도구 사용 현황:

  • 슬랙: 활발 (하지만 잡담 위주)
  • 노션: 가끔 (문서 찾기 어려움)
  • 트렐로: 거의 안 씀 (귀찮아서)
  • 아사나: 반쯤 포기 (업데이트 안 함)
  • 먼데이닷컴: 방치 (로그인도 안 함)

협업 품질:

바뀐 게 없다. 아니, 더 복잡해졌다.

소요 시간:

  • 도구 관리: 하루 2시간
  • 실제 협업: 변화 없음

문제를 분석했다

왜 협업 도구가 협업을 방해했을까?

1. 도구가 많으면 정보가 분산된다

정보 한 곳 ≠ 도구 5개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르게 됨.

2. 업데이트가 일이 된다

“일 끝나면 5군데에 기록해야 해.”

업데이트 자체가 업무가 됨. 자동화 워크플로우 만드는 게 일이 된 함정과 같은 문제다.

3. 알림이 집중을 방해한다

91개 알림 = 91번 방해

4. 도구 ≠ 협업

슬랙 있다고 소통 잘 되는 거 아니다.
트렐로 있다고 진행 상황 공유되는 거 아니다.

도구는 도구일 뿐.

5. 결국 사람 문제

협업 안 되는 진짜 이유:
– 소통 의지 없음
– 책임감 부족
– 신뢰 없음

도구로 해결 안 됨.

새로운 접근

규칙:

1. 도구 1-2개로 통합

5개 → 2개

슬랙 + 노션. 끝.

2. 정보는 한 곳에만

“이건 노션에.”
“저건 슬랙에.”

중복 없음.

3. 업데이트 최소화

완료 표시는 한 번만.
5군데에 할 필요 없음.

4. 알림 대폭 줄이기

멘션만 알림.
나머지는 하루에 한 번 확인.

5. 도구보다 사람

도구 세팅 전에 물어보기:
“우리 왜 소통 안 되는 거지?”

현재 상태

사용 중인 도구:
– 슬랙: 실시간 소통 + 간단한 공유
– 노션: 문서 + 프로젝트 관리

끝.

버린 도구:
– 트렐로, 아사나, 먼데이닷컴

결과:
– 정보 찾기 쉬워짐
– 업데이트 부담 감소
– 알림 90% 감소
– 실제 협업 시간 증가

깨달은 것

1. 도구 많다고 협업 잘 되는 거 아니다

오히려 방해됨.
적을수록 좋음.

2. 정보는 한 곳에

5군데 = 혼란
1군데 = 명확

3. 업데이트도 비용

기록하는 것도 일.
최소화해야 함.

4. 협업은 도구가 아니라 문화

슬랙 있어도 안 읽으면 의미 없음.
노션 있어도 안 쓰면 의미 없음.

사람이 먼저, 도구는 나중.

5. 적은 게 많은 것

5개보다 2개가 낫다.
단순함이 효율.

리마인더 50개를 설정하고도 다 무시했던 경험에서도 배운 것이다.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결론: 협업 도구의 역설

협업 도구 함정:

문제:
– 도구 많으면 정보 분산
– 업데이트가 일이 됨
– 알림이 집중 방해
– 도구 관리가 업무가 됨
– 정작 협업은 안 됨

해결:
– 도구 1-2개로 축소
– 정보는 한 곳에만
– 업데이트 최소화
– 알림 대폭 줄이기
– 도구보다 문화에 집중

“협업 도구가 협업을 만든다”는 착각이다.
도구는 이미 잘 되는 협업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뿐.

안 되는 협업에 도구 5개 넣어봤자, 5배로 복잡해질 뿐이다.

먼저 사람과 대화하자. 도구는 그 다음이다.


P.S. 지금은 슬랙과 노션만 쓴다. 근데 솔직히, 가끔은 직접 만나서 5분 얘기하는 게 가장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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